저조도 및 강광 환경의 사물 인식 안전 문제
자율주행차나 로봇이 아주 어두운 밤이나 강한 햇빛 아래에서 사물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발생하는 안전 사고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 기존의 광센서들은 특정 파장의 빛에만 최적화되어 설계되었기에, 주변 환경이 급변하면 신호 간섭이 일어나거나 인식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센서의 개수를 늘리는 방식이 사용되었으나, 이는 데이터 처리량을 증가시켜 시스템 전체의 연산 부하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동시에 정밀하게 감지해야 하는 이중 스펙트럼 광검출기의 수요가 자율주행, 비침습적 의료 진단, 광통신 분야에서 급증하고 있다.
유기물과 양자점 결합을 통한 신호 분리 기술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심재원 교수, 신소재공학부 오승주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박민철 박사 공동 연구팀이 ‘유기/양자점 단일형 광검출기’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유기물과 양자점(Quantum dot,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 반도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하여 전압의 플러스(+)와 마이너스(-) 전환만으로 가시광선과 적외선 신호를 분리 추출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이 소자는 하나의 구조 내에서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동시에 처리하는 이중 스펙트럼 광검출기 형태로, 복잡한 광학 장비 교체 없이 전기적 조작만으로 빛의 종류를 선택적으로 감지한다.
수직·수평 위상 분리를 이용한 자가 필터링 구조
연구팀은 유기물과 양자점 반도체가 가로와 세로 방향으로 스스로 정렬하게 만드는 ‘수직 및 수평 위상 분리’ 제어 기술을 도입했다. 위상 분리는 서로 다른 성질의 물질이 균일하게 섞이지 않고 특정 방향으로 나뉘어 배치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기존 이중 스펙트럼 광검출기에 필수적이었던 전하 수송 중간층을 완전히 제거하여, 물질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잡음인 ‘계면 노이즈’를 억제했다. 결과적으로 광검출층(외부 빛을 흡수하여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활성층) 자체가 광학적·전기적 신호를 선별하는 ‘자가 필터링’ 기능을 수행하게 하여 소자 구조를 단순화했다.
초미세 신호 감지를 위한 특정 광 검출도 수치
개발된 광검출기는 빛의 간섭 현상을 가시광선 대역에서 약 -80 dB, 단파적외선 대역에서 약 -60 dB 수준으로 낮춰 신호의 순도를 높였다. 특정 광 검출도(Specific Detectivity; 빛 센서의 미세 빛 감지 민감도 표준 지표)는 710 nm 가시광 영역에서 4.3 × 10^12 Jones, 단파적외선 영역에서 6.4 × 10^11 Jones를 기록했다. 가시광선 대역에서 센서가 인식할 수 있는 빛의 범위인 ‘선형 동적 영역’은 기존 센서 대비 100배 더 어두운 영역까지 확대되었다. 또한 연구팀은 통상적인 센서 두께인 200nm보다 훨씬 두꺼운 활성층을 적용하고도 고감도 성능을 유지함으로써, 두께 증가 시 성능이 떨어진다는 기존의 설계 관념을 극복했다.
실리콘 웨이퍼 정밀 정렬 공정 및 산업 적용
연구팀은 개발한 광검출기를 활용해 실리콘 웨이퍼의 앞면(가시광선 반사)과 뒷면(적외선 투과) 패턴을 전압 전환만으로 식별하여 극미세 오차 범위 내에서 물리적 정렬을 구현했다. 이는 반도체 3차원 적층 및 패키징 공정에서 고가의 광학 장비를 물리적으로 교체하지 않고 전압 제어만으로 정밀 정렬 공정을 도입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해당 기술은 자율주행차의 시각 센서, 피부 절개 없는 비침습적 의료 진단, 광통신 등 다양한 차세대 산업 현장에 범용적 기반 기술로 적용 가능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6월 12일 다학제 분야 권위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5.8)’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URL: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4407-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