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C 타이베이에서 공개된 NemoClaw와 파트너십
엔지니어 한 명이 며칠 밤을 새워 설정값을 맞추고 오류를 잡던 시뮬레이션 작업이 AI 에이전트의 몫이 된다. 엔비디아는 GTC 타이베이(COMPUTEX)에서 전문 자율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기 위한 오픈 설계도인 NemoClaw를 공개했다. 이는 보안 런타임과 최신 모델을 결합해 산업 현장의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AI 엔지니어를 만드는 가이드라인이다.
NemoClaw는 에이전트가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오케스트레이션 프레임워크인 OpenClaw와 Hermes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작업 성격에 맞는 모델을 연결하는 모델 라우터와 기업 특성에 맞게 모델을 최적화하는 NVIDIA NeMo 라이브러리가 함께 제공된다. 사용자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인 NVIDIA DGX Spark부터 기업용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이 설계도를 배포할 수 있다.
에이전트가 기업의 내부 파일이나 네트워크에 무분별하게 접근하는 문제는 NVIDIA OpenShell이 해결한다. OpenShell은 에이전트의 파일, 네트워크, 도구 접근 권한을 정책 기반으로 관리하는 오픈소스 런타임이다. 모든 계층에서 보안 정책을 강제해 AI 에이전트가 허용된 범위 내에서만 데이터를 다루고 도구를 사용하도록 통제한다.
이번 파트너십에는 Cadence, Dassault Systèmes, Siemens, Synopsys 같은 글로벌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다수의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이들은 자동차, 항공우주, 반도체, 제조 분야의 컴퓨터 보조 공학(CAE) 및 전자 설계 자동화(EDA) 워크플로우에 NemoClaw를 적용한다.
수주 걸리던 수작업을 '단 몇 시간'으로 압축
정밀한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사람이 직접 설정값을 조정하고 오류를 잡는 수작업은 전체 일정의 가장 큰 병목이었다. 3D 모델링(CAD)부터 메싱, 시뮬레이션 설정, 디버깅, 보고서 작성까지 이어지는 단계마다 사람이 개입해야 했으며, 특히 설정값 하나를 바꿀 때마다 전체 과정을 다시 수행해야 하는 구조가 엔지니어의 시간을 소모시켰다.
AI 에이전트가 이 수작업 구간을 통합 관리하면서 작업 시간이 단축됐다. 케이던스(Cadence)는 디지털 회로 설계의 핵심인 RTL(레지스터 전송 레벨) 검증 시간을 수주에서 수시간으로 줄였다. 엔탑(nTop) 역시 며칠씩 걸리던 기하학적 반복 설계 작업을 단 몇 시간으로 압축했다. AI가 변수 조정과 결과 확인 루프를 직접 수행해 최적값을 빠르게 도출한 결과다.
복잡한 물리 환경 분석 효율도 높아졌다. 피직스엑스(PhysicsX)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노트북의 열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사람이 수행하던 CAE 워크플로우를 AI 기반 자동 사이클로 전환했다. 심스케일(SimScale)은 여러 명의 엔지니어가 수주간 매달려야 했던 소음, 진동, 거칠기(NVH) 분석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했다. 분석 단계의 자동화로 주 단위로 흐르던 엔지니어링 사이클이 시간 단위로 줄어들었다.
반도체부터 항공우주까지 확장되는 AI 엔지니어링
이러한 시간 단축 효과는 구체적인 산업 설계 도구 통합으로 이어진다. 지멘스는 반도체와 3D 집적회로(IC), 인쇄회로기판(PCB) 시스템 설계를 돕는 퓨즈 EDA AI 에이전트(Fuse EDA AI Agent)에 NemoClaw를 통합해 복잡한 작업 흐름을 스스로 계획하고 조율하게 했다. 시놉시스는 안시스 아이스팩(Ansys Icepak)을 활용해 GPU 전자 냉각 설계의 메싱, 시뮬레이션, 최적화 과정을 자동화했다.
설계 변수 탐색 속도 역시 빨라졌다. 플렉스컴퓨트(Flexcompute)는 광학, 전기, 열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하룻밤 사이에 수천 개의 설계 변형을 탐색하며 저전력·고성능 부품을 찾아낸다. P-1 AI가 구축한 AI 엔지니어 아치(Archie)는 데이터 센터 냉각과 전력 시스템의 요구사항을 분석해 부품을 선택하고 설계 트레이드 스터디를 수행한다. 시네라(Synera)는 사출 성형 공정을 위해 오토데스크 몰드플로우(Autodesk Moldflow)와 네모트론(Nemotron) 모델을 결합한 전용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AI 모델 학습 과정의 자동화도 진행 중이다. 루미너리(Luminary)는 데이터 생성부터 모델 선택, 학습 및 재학습 루프를 스스로 수행하는 AI 엔지니어를 통해 물리 모델 학습에 드는 시간과 복잡성을 낮췄다.
CAD나 CAE 시뮬레이션의 설정값을 맞추고 오류를 잡는 일은 그동안 엔지니어의 숙련도에 의존하는 고된 수작업이었다. 엔비디아는 최첨단 거대 모델과 보안 실행 환경을 결합한 NemoClaw 설계도를 통해 이 과정을 자율 AI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길을 열었다.
결국 핵심은 산업 설계의 병목 구간을 얼마나 빠르게 자동화하느냐에 있다. 이제 엔지니어링 효율은 숙련공의 수작업 시간이 아니라 AI 에이전트의 최적화 속도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