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의 연구자들은 수명이 긴 종과 짧은 종의 차이를 분석하며 노화의 비밀을 풀려 한다. 벌거숭이두더지쥐(naked mole-rat, 노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설치류)의 cGAS(DNA 손상을 감지하고 복구하는 효소)를 활용해 인간의 DNA 복구 능력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이러한 비교 생물학적 접근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유전자와 단백질을 하나씩 대조하는 기존 방식이 노화의 근본 원인을 완벽히 설명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학계에서는 개별 유전자를 넘어 세포 내부의 구조물인 소기관(organelle, 세포 내에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미세 구조) 단위의 비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세포 소기관 중심의 노화 연구 데이터

최근 발표된 연구는 지난 10년간 노화의 분자적 특징을 정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단명하는 생물에서 수명을 연장한 개입이 인간에게는 제한적으로만 적용된다는 한계를 지적한다. 현재의 노화 연구는 유전체(genome, 생명체의 모든 유전 정보) 중심의 분석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유전체 불안정성만으로는 노화와 관련된 모든 병리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노화에 따른 기능 저하는 유전체보다 세포 소기관의 안정성 유지 실패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소기관의 기능은 단백질체(proteome, 세포 내 전체 단백질), 대사체(metabolome, 세포 내 대사 물질), 지질 네트워크(lipid network, 세포막 등을 구성하는 지방질 체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정된다. 이는 단순히 유전체나 전사체(transcriptome, 세포 내 발현된 RNA 전체) 분석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유전자 단위 분석과 소기관 비교의 차이

예전에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 변화를 추적하여 노화의 원인을 찾으려 했다. 이제는 수명이 긴 생물일수록 세포 소기관의 기능과 충실도를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연구팀은 Comparative Metabolic Longevity Cell Atlas (CMLCA)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안한다. 이 플랫폼은 포유류 간의 표준화된 세포 시스템을 통합하고, 소기관 단위의 다중 오믹스(multi-omics, 유전체·단백질체 등 다양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기술) 분석과 계산 생물학적 접근을 결합한다. 기존의 유전자 단위 분석이 나무를 보는 방식이었다면, CMLCA는 세포 내 소기관이라는 숲의 구조와 회복 탄력성 기전을 관찰하는 방식이다. 인간과 진화적으로 가까운 종을 포함하여 수명이 다른 포유류를 비교함으로써, 수십 년간 세포 기능을 유지하는 소기관의 구조적 아키텍처를 밝혀내는 것이 목표다.

노화 연구의 차세대 돌파구는 유전자의 서열이 아닌, 세포 소기관이 어떻게 수십 년간 안정적인 대사 네트워크를 유지하는지에 대한 구조적 이해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