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주인공이 잘려 나간 팔을 다시 만들어내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자연계에는 도롱뇽이나 개구리 올챙이처럼 다리가 잘려도 원래대로 다시 자라나게 하는 동물들이 있다. 하지만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는 상처가 나면 흉터가 남을 뿐, 사라진 신체 부위를 다시 만들지 못한다. 왜 어떤 동물은 가능하고 우리는 안 되는 것일까.
쥐의 상처 회복 속도를 바꾼 산소 실험
해외 매체에 따르면 연구진은 개구리 올챙이와 쥐의 배아(아직 태어나지 않은 초기 상태의 생명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의 핵심은 HIF1A(산소가 얼마나 있는지 감지하는 단백질)라는 물질이었다. 이 단백질은 산소가 부족할 때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처를 치료하고 재생을 돕는 명령을 내린다.
연구진은 산소 농도를 조절하며 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산소가 적은 환경을 만들어주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산소가 많을 때보다 쥐의 세포가 상처를 훨씬 빠르게 메웠고, 다리를 다시 만들려는 재생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신호가 나타났다. 산소 농도가 높더라도 HIF1A(산소 감지 단백질)를 강제로 활성화하자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산소 감지 방식만 바꿔도 포유류의 세포가 재생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개구리와 쥐의 결정적인 스위치 차이
그렇다면 왜 개구리는 산소 농도와 상관없이 다리를 잘 재생할까. 연구진이 개구리와 쥐, 그리고 사람의 데이터를 비교해 보니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비유하자면 개구리의 산소 센서는 고장 난 전등 스위치와 같다. 산소가 많아져도 스위치가 계속 켜져 있어서 재생 공장이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아간다.
반면 쥐나 사람은 센서가 너무 예민하다. 상처가 나면 산소 농도가 높아지는데, 이때 포유류의 세포는 이를 즉각 감지해 재생 스위치를 빠르게 꺼버린다. 결국 재생 공장이 가동되기도 전에 문을 닫게 되고, 그 자리를 흉터 조직이 채우게 된다. 포유류는 재생 능력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산소라는 신호 때문에 그 능력이 너무 빨리 꺼지는 것이 문제였다.
숨겨진 재생 능력을 깨우는 방법
이번 연구는 포유류의 몸속에도 아주 초기 단계에서는 재생할 수 있는 잠재력이 숨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다만 환경 신호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 그 능력을 제대로 쓰지 못했을 뿐이다. 만약 우리가 산소 감지 경로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 상처 치료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당장 사람의 팔다리를 다시 자라게 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상처가 났을 때 흉터를 줄이거나, 손상된 조직을 더 효과적으로 회복시키는 치료법을 만드는 데 중요한 힌트가 된다. 세포가 산소를 인식하는 방식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몸속에 잠들어 있는 재생 스위치를 어떻게 다시 켤 것인지 고민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