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테이블 위에 2개월 된 쥐와 24개월 된 쥐가 나란히 놓여 있다. 연구진이 두 쥐의 등 지방층에 1cm 깊이의 상처를 냈을 때, 회복 속도는 극명하게 갈린다. 젊은 쥐의 상처는 빠르게 닫히지만, 늙은 쥐는 같은 상처를 회복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24일의 회복 기간과 p16 지표의 불일치

연구팀은 2개월령과 24개월령 쥐를 대상으로 상처 치유 과정을 추적했다. 24개월 된 늙은 쥐의 상처가 완전히 닫히는 데는 24일이 소요되었다. 연구진은 p16과 SA-β-gal(노화 여부를 확인하는 생체 지표)을 통해 세포 상태를 측정했다. 상처 발생 전에는 늙은 쥐의 환부에 노화 세포가 더 많았으나, 상처 발생 1주일 후 이 지표들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은 젊은 쥐에게서만 관찰되었다. 이는 p16 mRNA(단백질 합성을 위한 설계도 역할을 하는 유전 물질) 유전자 발현 분석으로 재확인되었다. 2주일 뒤에는 p21(또 다른 노화 지표)의 발현 역시 젊은 쥐에서만 증가했다.

SASP(노화 관련 분비 표현형, 노화 세포가 주변으로 내뿜는 신호 물질)의 변화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젊은 쥐는 TNF와 IL-6(염증을 일으키는 단백질) 및 MMP8(세포 외 기질을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효소)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감소했다. 반면 늙은 쥐는 IL-6와 MMP8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길게 유지되었으며, 다른 핵심 재생 인자들은 유의미하게 상승하지 않았다.

재생을 돕는 일시적 노화와 조직을 망가뜨리는 만성 노화

상처 부위에서 분리한 섬유아세포(결합 조직을 만들어 상처를 메우는 세포)의 행동 양식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젊은 쥐의 노화 세포는 세포 외 기질(세포 사이를 채우고 지지하는 구조물)을 재구성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해 주변 세포에 신호를 보낸다. 이는 인간의 상처 치유 RNA 시퀀싱(유전체 전체의 서열을 분석하는 기술) 데이터셋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되는 패턴이다.

반면 늙은 쥐의 노화 세포는 다양성이 부족하고, 재생보다는 염증 반응에 치우쳐 있다. 연구진은 이를 회복을 위한 상태가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기능이 망가진 단백질 독성(잘못 접힌 단백질이 쌓여 세포에 해를 끼치는 상태) 및 염증성 특징을 보이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으나, 제브라피쉬(줄무늬가 있는 관상어) 연구나 2개월령 쥐 실험에서는 노화 세포를 모두 없앴을 때 오히려 조직 재생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관련 근거는 Aging cellDevelopmental cell 등의 연구에서 확인된다.

노화 세포를 무조건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을 돕는 일시적 노화와 조직을 망가뜨리는 만성 노화를 정밀하게 구분해 제어하는 기술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