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에서 확인된 핵심 사실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지만 복잡한 코딩 공부 앞에서 막막함을 느낀 적이 있을까. 로블록스가 모바일 앱에서 텍스트 입력만으로 게임을 설계하는 AI 기능인 Build(빌드, 인공지능 기반 게임 제작 도구)를 출시했다. 프로그래밍 경험이 전혀 없어도 간단한 문장만 입력하면 기본 게임을 생성하고 수정해 친구와 공유할 수 있다. 사용자가 상상한 게임의 모습을 글로 적기만 하면 AI가 이를 해석해 기초적인 게임 구조를 만들어낸다. 컴퓨터 앞에 앉아 복잡한 툴을 다루지 않고 모바일 기기만으로 아이디어를 실제 게임으로 구현하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Build의 공개 알파 테스트는 7월 28일부터 뉴질랜드에서 시작된다. 연령 인증을 마친 9세 이상의 뉴질랜드 사용자가 이 기능을 먼저 이용해 게임을 설계해 볼 수 있다. 특히 16세 이상 사용자는 자신이 만든 창작물을 뉴질랜드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전 세계 사용자에게 게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연령에 따라 이용 범위와 게시 권한을 세분화하여 창작 활동의 단계를 나누고 안전성을 확보했다.
서비스는 무료 기본 버전과 유료 옵션이 함께 제공된다. 사용자는 자신의 목적과 예산에 맞는 버전을 선택해 모바일 환경에서 즉시 게임 설계를 시작할 수 있다. 텍스트 프롬프트를 통해 게임의 기본 형태를 잡고 이를 수정하는 과정이 모두 모바일 앱 내에서 이루어지는 구조다. 진입 장벽을 낮춘 제작 도구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가 단순한 플레이어를 넘어 직접 게임을 만드는 창작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기능은 오픈 소스 및 자체 AI 모델을 통해 게임의 핵심
게임 하나를 만들려 해도 캐릭터 모델링부터 배경 음악까지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아 포기하곤 한다. Build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공개된 AI 설계도인 오픈 소스와 로블록스가 직접 개발한 전용 AI 모델들을 조합해 이 과정을 처리한다. 게임의 작동 규칙인 메커니즘부터 주변 환경과 캐릭터, 시각적 스타일과 사운드까지 한꺼번에 생성하는 구조다. 여러 종류의 AI 모델 세트가 함께 작동하며, 텍스트 입력만으로 게임의 물리적 법칙이나 상호작용 방식은 물론 전체적인 시각적 분위기까지 통합적으로 구축한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게 되면 알맹이 없는 저품질 콘텐츠인 AI 슬롭이 쏟아질 위험이 있다. 로블록스는 이를 막기 위해 플레이어 유지율, 즉 사용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게임에 머무는지를 기준으로 랭킹 시스템을 적용한다. 단순히 생성된 횟수가 많은 게임이 아니라, 장기적인 유지율이 높은 게임을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발견 시스템을 통해 질 낮은 결과물을 걸러낸다. 홈 페이지 노출 여부는 철저히 실제 플레이 데이터에 따라 결정되므로, 아무도 찾지 않는 게임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품질은 제작 도구의 성능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의 반응으로 검증한다. 플레이어가 계속 머무는 게임만이 플랫폼의 전면에 배치되는 구조를 통해 콘텐츠의 품질을 유지한다. 이는 AI 생성 콘텐츠가 단순히 양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즐길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만 살아남게 만드는 필터 역할을 한다. 사용자의 선택이 곧 품질 관리의 기준이 되는 셈이다.
AI 기반 게임 생성으로 인한 저품질 콘텐츠 증가와 개발자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은 그만큼 비슷비슷한 결과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텍스트 프롬프트(AI에게 내리는 명령문)를 통해 개발 장벽이 낮아지면, 깊은 고민 없이 만들어진 반복적이고 낮은 품질의 게임이 플랫폼에 대량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ame Developer Conference)가 진행한 업계 설문조사에 따르면, 게임 전문가의 52%가 생성형 AI가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도구를 가졌지만 정작 가치 있는 결과물을 내놓기는 더 어려워진 환경에서 개발자 간의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제작 편의를 넘어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도구들도 함께 준비되고 있다. 창작자가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문제점을 찾고 분석하는 과정을 돕는 AI 에이전트(사용자의 목표를 대신 수행하는 지능형 프로그램)가 수개월 내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3D 게임 에셋(게임에 들어가는 캐릭터나 배경 같은 개별 부품) 생성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다양한 작업에 응용 가능한 기초 모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단일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수정과 플레이가 모두 가능한 3D 장면 전체를 구축하는 새로운 장면 생성 모델이 핵심이다. 기술이 구현의 영역을 대체함에 따라 개발자는 이제 단순한 제작자가 아니라 전체적인 품질을 관리하는 감독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도구들의 확산은 콘텐츠의 양적 팽창과 질적 저하라는 양날의 검이 된다. 텍스트 한 줄로 3D 세계를 만드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그만큼 사용자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독창적인 게임을 설계하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AI가 제공하는 편의성 뒤에는 더 높은 수준의 기획력과 품질 관리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숨어 있다.
코딩 한 줄 몰라도 상상만으로 게임을 뚝딱 만드는 시대가 왔다. 이제는 기술적인 구현 능력보다 어떤 경험을 설계하느냐는 기획력이 창작자의 진짜 경쟁력이 된다.
단순히 생성 버튼을 누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들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보여주는 리텐션 기반의 랭킹 시스템을 통해 내 게임의 완성도를 확인해 보자. 결국 AI라는 도구를 쥐었을 때 살아남는 것은 정교한 품질 관리 능력을 갖춘 창작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