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과 참여 투자자가 보여주는 신호

정식 펀드를 조성하는 팀이 서류와 절차에 매달릴 때, 기민한 투자자는 실질적인 지분 확보에 집중했다. Sabertooth VC는 지난 12개월 동안 Anthropic, Anduril, Databricks, PsiQuantum, SpaceX를 포함한 10개 기업에 약 4억 달러를 투자했다. 각 투자 건을 별도의 펀드로 취급하며 특수목적법인(SPV, 특정 자산 투자를 위해 일시적으로 세운 서류상 회사) 구조를 활용했다. 투자자들이 대상 기업의 주식을 직접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법인의 지분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Justin Ernest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통적인 VC 펀드 조성 방식을 과감히 생략했다. 신규 매니저가 정식 펀드를 구성해 운영하기까지는 보통 12~18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SPV는 개별 딜마다 별도의 법인을 세우는 단일 딜 펀드 역할을 하기에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한 고성장 AI 기업의 주식 할당량을 약 30곳의 소규모 기관 투자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제공했다.

이런 전략은 펀드 매니저가 정식 펀드 출시 전에도 빠르게 트랙 레코드(투자 성과 기록)를 쌓을 수 있게 돕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까다로운 펀드 가입 절차 없이 유망한 AI 기업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통로가 된다. 결국 복잡한 행정 절차보다 빠른 실행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의 기회를 선점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투자금과 참여 투자자가 보여주는 신호, 추가 쟁점

투자 대상 기업이 명확한데 정작 회사가 투자를 거부한다면 개인 투자자는 어떤 선택지를 가질 수 있을까. 7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PsiQuantum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투자자에게 Sabertooth를 통해 투자하라고 직접 제안했다. Anthropic이나 Anduril 같은 기업들이 승인되지 않은 SPV(특정 투자 건을 위해 일시적으로 만든 법인)를 통한 투자를 엄격히 단속하는 추세라 이런 제안은 매우 드물다. 기업이 직접 추천하는 경로를 이용하는 방식은 소규모 LP(자금을 대는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기업의 신뢰를 등에 업고 투자함으로써 무단 투자로 분류되어 지분이 취소될 위험을 덜어내고 안전하게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런 정밀한 투자 방식은 결국 더 큰 자금을 운용하기 위한 전략적 단계다. Justin Ernest의 최종 목표는 SPV를 통해 쌓은 트랙 레코드(투자 이력과 수익률)를 무기로 전통적인 벤처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금은 전담 LP를 기반으로 특정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맞춤형으로 조달하는 사업 모델을 성장시키는 중이다. 정식 펀드 조성 시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결국 과거에 얼마나 돈을 잘 벌었느냐는 실적 증거다. 일회성 SPV에서 거둔 강력한 수익률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제시해 향후 대규모 펀드 조성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설득할 확실한 근거로 활용하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SPV는 단순한 우회로를 넘어 투자자의 역량을 증명하는 시험대 역할을 한다.

투자금과 참여 투자자가 보여주는 신호, 다른 관점

돈만 많으면 누구나 유망한 AI 기업의 주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금력보다 그 기업의 주주 명부(cap tables)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통행증이 더 중요하다. OpenAI나 앤스로픽(Anthropic) 같은 톱티어 AI 기업의 주식을 사고 싶어도 개인이나 소규모 투자자는 접근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패밀리 오피스(부유한 가문의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나 소규모 기관 투자자들 역시 투자 의지는 강했지만 명부에 접근할 경로가 막혀 있었다. 저스틴 어네스트(Justin Ernest)는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Playground Global)에서 5년 넘게 딥테크 투자와 펀드레이징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이 간극을 메웠다.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산가들이 폐쇄적인 AI 투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칩 제조사 Groq가 지난해 말 엔비디아(Nvidia)에 200억 달러 규모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인재 영입을 포함한 인수(acqui-hired)가 이뤄지며 이미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 여기에 이번 주 금요일로 예정된 스페이스X(SpaceX)의 기업공개(IPO)와 올해 말로 예상되는 앤스로픽(Anthropic)의 상장이 더해지면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단순히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넘어, 상장이나 인수합병이라는 구체적인 엑싯(Exit, 투자금 회수) 경로가 열리며 수익이 현실화되고 있다. 소수 투자자들만 접근 가능했던 고성장 기업의 지분을 확보해 빠르게 수익을 낸 결과다.

개인 투자자가 OpenAI나 앤스로픽 같은 톱티어 AI 기업의 지분을 확보할 방법은 사실상 없었다. 세이버투스 VC는 1년 넘게 걸리는 정식 펀드 조성 대신, 투자 건마다 별도 법인을 세우는 SPV 구조로 4억 달러를 빠르게 집행했다. 행정적 절차를 건너뛰고 필요한 곳에 즉시 자금을 투입하는 전략이다.

이런 우회 경로는 매니저가 자신의 트랙 레코드를 빠르게 쌓으며 고성장 기업의 지분을 선점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된다. 결국 AI 투자 시장의 주도권은 거대한 펀드 규모가 아니라 기회를 포착해 실행하는 속도가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