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책상 위에는 복잡한 뇌 신경망의 지도가 펼쳐져 있고, 그 옆에는 세포를 프로그래밍하기 위한 설계도가 놓여 있다. 최근 Chaska Walton 박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가 차원의 의학 연구를 지원하는 기관)으로부터 240만 달러 규모의 트랜스포메이션 리서치 어워드(혁신적 연구를 지원하는 상)를 수상했다. 이 상은 미국 전역에서 단 9명에게만 수여된 것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여러 병리 현상을 동시에 치료하기 위한 스마트 전달 시스템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Walton 박사는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대학교에서 분자 생명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벅 연구소(노화와 노화 관련 질병을 연구하는 기관)에서 신경 퇴행성 질환을 위한 합성 면역 세포 치료법을 설계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스마트 면역 세포 플랫폼

Walton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기계적인 나노봇 대신 실제 면역 세포를 활용한 치료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아밀로이드 베타(뇌에 쌓이는 독성 단백질), 타우 응집체(신경 세포 내 비정상적 단백질 덩어리), 염증 반응, 시냅스 기능 장애 등 복합적인 병리 현상을 동시에 타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의 의학적 접근 방식이 자동차의 타이어가 펑크 나면 타이어만 교체하는 식이었다면, 이들의 방식은 타이어, 휠, 엔진의 문제를 동시에 진단하고 수리하는 종합 정비소와 같다. 연구팀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CAR-Treg(조절 T세포를 유전적으로 변형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치료제)와 스마트 세포 전달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부위에만 정확히 약물을 전달하고 상황이 종료되면 스스로 멈추는 정밀한 제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서는 코드로서의 인간

예전에는 인간의 신체를 불변의 영역으로 간주했으나, 이제는 인체를 수정 가능한 코드로 재정의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Walton 박사는 생물학이 인간의 재설계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현재의 기술적 한계가 있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과거 인류가 비행할 수 없었던 것은 물리 법칙 때문이 아니라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듯, 생물학적 코드 역시 언젠가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수정하고 새로운 기능을 가진 세포나 장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신경 퇴행을 노화의 불가피한 결과로 보는 대신, 우리가 개입하고 엔지니어링하여 변화시킬 수 있는 생물학적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복합 질환을 단일 증상 치료가 아닌 시스템 전체의 복구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영역을 치료 가능한 영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